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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적 ; 그림 베어 먹기 - 조인호 (미술사)
Kyung-ae ( HOMEPAGE )09-28 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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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적 ; 그림 베어 먹기 - 허경애 개인전




화면에 아크릴릭 안료를 여러 번 겹쳐 칠한 뒤 칼로 긁거나 깎아내면서 비정형의 화면을 만들어내는 허경애의 작품전이 열리고 있다.



광주 금호갤러리가 영아티스트 기획초대전으로 마련한 이 전시는 30대 초반 신예작가의 질료와 형상해체에 관한 집요한 탐색의 흔적들을 보여준다. 대부분의 작업들은 캔버스 위 물감층 위의 깎고 긁어 만든 무수한 스크래치들과 그 물감가루들로 이루어져 있다. 제목도 <Trace> <흔적 쌓아가기> <그림 베어 먹기> <기억 긁기> <지워지는 그림> 등인데, 질료로서 물감을 쌓아가는 과정과 이를 다시 긁고 깎아내며 해체시키는 행위와 그 흔적들에 집중되고 있다. 일종의 앵포르멜(Informal) 회화의 연장선이면서, 포스트모던 시대의 해체추상 작업의 하나로 볼 수 있다.


실제로 작가의 작업노트에서도 “캔버스를 긁거나 자르는 해체작업이 본인의 작업의 중심 주제이다. 그렇다고 이 해체는 반복과 중첩을 통해 이룩된 마테리엘(전통 미학적 형이상학적)의 정당성을 파괴(demolition)하거나 취소(cancellation)하는 것이 아니다. 단지 이러한 긁은행위를 통한 해체를 통해 지금까지 전통 미학적 형이상학(작품-Trace흔적)이 재현하지 않은 것, 혹은 재현했지만 아직 무의식으로 남아 있는 것을 지시하고자 한다. 그래서 자르고 긁어내는 작업은 해체는 하나의 또 다른 생산(production)이지만, 하버마스가 의미하는 합리적 재구성(rational reconstruction)은 아니다. 흔적(trace)은 의식이 남기고 간 무의식일 수도, 또한 사상이 남기고 간 제스처일 수도 있다. 그러나 그 흔적은 무엇보다 자크 데리다의 ‘De la grammatologie'에서 글쓰기는 현전하지도 부재하지도 않은, 투명성을 향한 운동에서 스스로를 삭제하는 과정에서 생겨나는 그러한 흔적(trace)을 재현하고 있다”고 말한다.


가령, 최근에 제작한 <외출>의 경우, 8x8cm의 아주 작은 캔버스에 반복해서 물감층을 올리고 이를 동심원을 그리듯 일정 굵기로 깎아내어 길게 늘어뜨린다거나, <Trace흔적> 연작에서는 같은 방식으로 덧쌓은 두터운 물감층을 날카로운 칼로 화면을 지워가듯 수평으로 무수하게 긁어내면서 생채기처럼 가느다랗게 긁힌 그 선들에 의해 중첩된 색들이 드러나 보이면서 긁혀 떨어진 물감의 가루들이 캔버스 아래에 쌓여 질료와 행위의 흔적을 남겨놓기도 하고, 그 물감가루들을 모아 작은 컵케이크 모양으로 <그림 베어 먹기>를 만들거나, <시간, 기억긁기>처럼 전시실 바닥에 쏟아져 내리게 남겨놓기도 한다.


사실, 그의 작업들은 의도된 작업과정에 의한 일정한 시간과 행위와 질료의 흔적이든, 무념무상의 기도처럼 무의식을 향한 반복적 행위와 그 지워가기 또는 제거의 흔적이든, 물리적 매재와, 작업이라는 의식적 행위와, 남겨지는 흔적들이 어느 시점에 정지되어 하나의 시각적 현상으로 드러내어지는 비정형 추상작업이라 하겠다.





허경애는 전남대학교 예술대학 미술학과와 성신여자대학원 판화과, 파리 소르본느1대학 조형예술학과 석사과정을 마치고, 올해 같은 소르본느1대학의 조형예술학 박사과정에 입학하였다. 그동안 [Traces](2008, 파리 한국문화원), [on/off](2008, 뉴욕 오픈센터), [Festival de paris](2009, 파리 Espace cinq etoiles), [Reflet](2009, 파리 Espace des arts sans frontiers), [현대미술&빈티지](2009, 서울 갤러리영) 등의 전시에 출품하였다.

- 조인호 (미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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