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경애씨 금호갤러리 영아티스트 초대전
허경애씨가 오는 31일까지 유스퀘어 금호갤러리에서 초대전을 갖는다.
금호갤러리가 올해 처음 시작하는 영아티스트기획초대전의 첫번째 초대작가다.
가능성을 인정받았다는 의미다.
허경애의 미술은 미술의 영역과 실험성에 대한 도전이다.
미술인이었던 작가 자신과 자신의 작품에 대한 해체이면서, 그 과정이 다시 미술로 등장하게 하는 새로운 미술이다.
그는 말하자면 1960~70년대 식의 추상적 회화를 캔버스에 그려낸 뒤 새로운 실험을 도입한다.
가장 기본적인 방식은 긁기이다. 자신이 애써 칠한 캔버스의 물감들을 나이프나 날카로운 도구를 이용해 긁어낸다. 제목은 ‘Arc en Ciel’이나 ‘흔적’ 둥근 하늘 쯤 되는 작품 제목과 실제 작품과의 연관성을 제 3자가 간파하기는 쉽지 않다. 작품에는 긁힌 흔적이 역력하고 캔버스 아래쪽에는 긁어낸 물감 가루가 쌓여있다. 하지만 여기까지는 일상적 표현의 한계에 대한 도전으로 볼 수 있다.
화면에 칠해진 물감을 긁어낸다. 긁어낸 물감 부스러기(가루)로 입체적인 덩어리를 만든다. ‘존재의 재구성’. 평면의 재료였던 물감은 순식간에 입체적 작업의 결과물이 된다. 작가의 설명은 이 가루를 자아라고 한다. 결국 물감 덩어리는 자아의 덩어리다.
또는 그림이 그려진 캔버스를 가위를 이용해 일정한 크기로 잘라낸다. 길게 잘라낸 그림조각들을 마치 총채를 만들듯 묶어냈다. 작품에는 ‘무지개’란 명제를 붙인다. 그림은 해체되고 다른 형태가 탄생한다. 잘라낸 조각들을 다시 새 틀에 주렁주렁 매단 작품도 등장한다.
미술의 출발은 대상의 재현 혹은 모방이었다. 근대 초기까지 미술은 사실적 재현에 힘써왔다. 사진이 등장했다. 손으로 재현하는 그림은 사진을 따라갈 수 없었다. 미술이 해체되기 시작했다. 다시점이 등장한다. 추상표현주의가 등장한다. 누구도 따라할 수 없는 나만의 미술 언어가 미술일 수도 있게 됐다.
허경애씨의 미술은 바로 자신만의 미술어법을 가진 미술이다. 회화에서 출발해 입체와 설치로까지 발전하되 전통적 미술 구조에서 벗어났다.
해체를 통해 신세계를 개척하는 일이었다. 그가 해체한 것은 전통이고 미술의 권위이며 보이지 않는 권력과 질서이다. 이것은 오늘날 많은 현대미술가들이 시도하는 방식이다.
작가 허경애는 1999년 전남대 서양화과를 졸업하고 서울 성신여대 판화학과에서 대학원을 마친 뒤 프랑스에서 7년간을 지낸 작가다. 그동안 파리 세르지 국립고등미술학교, 소르본느 1대학 조형예술석사를 졸업하고 지금은 박사과정을 수학 중이다.
전남매일 곽규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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